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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는 글도 쓴다 (28)
글쟁이, 코딩한다
정본 백석 시집 백석 / 문학동네 나는 시를 잘 모르나 좋아하는 시는 있다. 외국어로 쓰인 시는 온전히 말의 모든 쓰임을 이해하지 못한 듯해 우리말로 쓰인 시를 좋아한다. 시를 찾아 읽을 줄 몰라 다들 알고 좋다 하는 시만 찾아 읽었다. 그리고 그 시들은 정말로, 정말로 좋았다. 이 세 명의 시인들과 그들이 엮어낸 말들을 따로 말할 바가 없기에 그저 가장 좋아하는 시를 모아 적어둔다. 백석의 시에는 말이 그득하다. 말이 그득한데 말이 많다고 허울만 좋은 것이 아니라 사람도 표현도 장면도 감정도 가득 차 있다. 가득 차 있기에 그것은 더 슬프면서도 쓸쓸하게 다가오고 잊을 수 없는 모습으로 남는다. 나는 지금 쓸쓸함보다는 가득함이 필요하기에 시에서라도 이를 느끼고자 여우난골족을 적어본다. 원래 가장 좋아하는..
나는 시를 잘 모르나 좋아하는 시는 있다. 외국어로 쓰인 시는 온전히 말의 모든 쓰임을 이해하지 못한 듯해 우리말로 쓰인 시를 좋아한다. 시를 찾아 읽을 줄 몰라 다들 알고 좋다 하는 시만 찾아 읽었다. 그리고 그 시들은 정말로, 정말로 좋았다. 이 세 명의 시인들과 그들이 엮어낸 말들을 따로 말할 바가 없기에 그저 가장 좋아하는 시를 모아 적어둔다. 윤동주의 시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라마다 국민 시인을 가지고 있다지만, 나는 우리나라 국민 시인이 윤동주라 참 좋다. 외로움과 슬픔, 부끄러움에도 살아가자고 말하던 시를 쓴 시인이 우리 국민 시인이라 좋다. 그가 쓴 단어들은 모두 그 의미를 가장 잘 발하는 듯해서 좋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 소와나무 쉽게 쓰여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
전태일 평전 조영래 / 돌베개 후보로 뽑아둔 책들 가운데서 이 책을 꺼낼지 나는 고민했다. 뽑고자 했던 마음 전태일이라는 이름은 고등학생이던 내게 어떤 상징이었다. 13년전, 내가 막 고등학생이 된 당시에는 여전히 노동, 권리, 희생이라는 단어들이 분명 높은 지위를 차지했다. 글쓴이인 조영래 변호사도 평화시장도 멀지 않은 이름이었다.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간 나는 그 사람을 그려봤다. 온몸에 불을 붙이고 소리내어 인간다움을 외치는 얼굴이 넓적한 남자를. 망설이게 했던 마음 나는 전태일을 오래도록 잊었다. 얼마 전, 청계천을 걸을 일이 있었다. 거리에 아무도 없는 밤이었다. 독일에서 거의 2년 만에 들어와 자가 격리까지 마친 친구와 함께였다. 멀리서 악기 제작을 배우는 친구는 내일 떠나고, 마스크가 푹 젖을..
우리들의 하느님 권정생 / 녹색평론사 우리나라 최고의 동화작가를 뽑아야 한다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방정생, 이원수, 최근의 황선미 작가 등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내게는 권정생 선생님이다. 동화에서 에세이로 이어지는 인생책 가운데 벌써 두 번째 그의 책이다. 그러나 선생님은 아마 이런 이야기조차도 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그것이 그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우리들의 하느님’에는 좋은 구절이 참 많다. 물그릇과 올림픽과 경쟁하는 우리의 이야기, 전쟁과 폭력의 무서움 같은 이야기에는 마음이 시리다. 처음 회를 먹어본 이야기는 한편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평생 병과 함께 하면서도, 수많은 병든 마음을 가진 어른들과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는 이의 마음이 어땠을까. 나는 그저 그의 글에..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장일순 / 녹색평론사 말이 아닌 삶이 되기까지 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지난 세기의 정신적인 지도자들 가운데 한 분으로 흔히 한살림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한, 살림. 하나, 살림. 하늘, 살림. 큰, 살림. 한살림이라는 이름을 펼쳐두니 다양한 의미가 있다. 무엇과 만나든 살림이라는 말은 참 중요하겠다. 글, 강연, 대담을 묶은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무언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수많은 사람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그는 방축 길을 걸으며 벌레와 풀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내세우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함께 생명을 꾸려나가는 길을 이야기한다. 걷고 생각하고 말하고 나누고 꿈꾸는 것의 중요함. 세상 좋은 것들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행동으로 옮기어 삶에 들여놓기는 무척..
고양이 학교 1부 / 김진경 글 김재홍 그림 / 문학동네 어린이 무민 골짜기에 나타난 혜성 / 토베 얀손 글 햇살과 나무꾼 옮김 / 소년한길 어릴 적 나는 판타지 속에 살았다. 어떤 아이들이 이런 멋진 동화들을 읽고 안 그럴 수 있겠느냐만. 나는 심술궂은 문제들을 헤쳐나가 때로는 세상을 구하는 일이 하고 싶었다. 책 속 인물들처럼 나만의 비밀을 간직하고자 했다. 모험과 도전이 그득하기를 꿈꿨다. 사랑과 우정과 기쁨과 선함으로 삶을 채우길 바랬다. 이 때 가진 바람들은 아직도 나를 지탱한다. 이런 삶을 온전히 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이 바람들이 우습다고, 현실을 모르는 아이의 철없는 바람이라고 치부하지는 않는다. 그만으로도 나는 아직 이 세계들에 빚을 지고 있다. 자매품 : 끝없는이야기, 잔디밭 숲속의 ..
옛 블로그 끌어오기 3탄 생각(2) 오늘 가져온 이야기는 또 시 과제에서 비롯된 상상이다. 시의 내용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모기 굳은 살 하나 없는 손 커다란 시체가 그 위에 누워있다 짜부라진 몸뚱아리 산산조각난 날개 다시는 무엇도 뚫지 못할 주둥이 시체를 적시는 붉은 술 아무도 울지 않을 취한 밤 난 네 죽음에 기대어 잠이 든다 온몸이 불타는 꿈을 꾼다 시는... 미안해 시야...더 잘 써 주지 못해서... 이 시를 가져온 건 내가 이 시를 썼을 때 살던 집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와 처음으로 친구와 자취를 시작했다. 집은 서울 한남동에 있었다. 한남동 하면 와! 하고들 말했지만 내가 살던 한남동은 재개발지역 산동네였다. 친구와 둘이서 보증금 천에 월세 육십만원 하는 빌라에 살았다. 빌라 꼭대기, 4..
강아지똥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강아지는 똥을 눈다. 똥은 살아난다. 똥은 씨앗을 품었고 꽃이 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동화 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그림책 강아지똥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책이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스스로를 의심하고는 한다. 나는 왜? 대체 왜?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다. 그러나, 어쩌면 이 짧은 그림책 속 이야기가 내게는 그 커다란 질문의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을 처음 읽은 아주 어리던 그 때에도, 나이 먹고 다시 비를 맞는 지금도. 강아지똥이 민들레 홀씨를 꼭 껴안는 장면은 마음속에 싹을 틔운다. 언젠가 싹은 자라고 세상은 그 기운에 물들어 갈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미워하기에는, 너무 벅찬 책이다.
옛 블로그 끌어오기 3탄 생각(1) 오늘 쓸 것은 이상한 생각들 중 하나다. 어릴 적 과제로 쓴 시에서 시작한 생각이다. 나는 문창과를 나왔고, 그래서 과제로 시를 썼다. 빵의 역사 빵이 먹어달라고 말한다 우리 아버지가 빵을 먹었고 아버지의 아버지가 빵을 먹었고 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빵을 먹었다 아버지들은 빵을 먹어야하니 빵을 만들었고 나도 빵을 먹으려니 빵이 먹어달라고 말한다 나는 빵을 먹으려고 태어난거다 그러니까 빵이 나를 만들었다 빵은 태어나기 위해 해를 만들고 구름을 만들고 비를 만들고 밀을 만들고 지구를 만들고 우주를 만들었다 빵이 사람을 만들었다 나는 무섭지만 어쩔 수 없이 빵을 먹는다 나는 그래서 태어난거다 빵을 만들기 위해 빵을 구하기 위해 빵을 먹기 위해 이 시를 써가니 교수님은 ..
옛 블로그 끌어오기 1탄 책 리뷰 이야기(4) 1 올해 7월, 일본이 31년 만에 국제포경위원회(IWC)를 탈퇴하고 상업 목적의 고래사냥을 재개했습니다. 이어서 일본 포경선이 남극해의 고래를 잡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상 속에서는 작살이 날아가 고래 배를 뚫고 눈으로 튀어나왔습니다. 나는 연결된 다른 영상도 틀어서 봤습니다. 일본 어느 마을의 바다가 고래들 피로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고래의 그 커다란 몸에서 피가 흐르고, 축 늘어진 몸뚱이는 포경선 위로 끌어올려졌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매번 죽음을 불러오는구나, 안타깝네. 나는 잠시 이렇게 생각하고 본 것들을 잊어 넘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소설이 떠올라 내 앞을 가로막더군요. 늑대의 울음소리와 같이. 전성태 작가의 단편집 『늑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