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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짧은글 (14) 호밀밭의 파수꾼 본문
호밀밭의 파수꾼
J. D. 샐린저 / 민음사
나는 소설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으면서, 물론 마음먹기 전부터 시작해서, 책과 가까이 지내왔다. (그렇다고 정말 많은 책을 읽었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하기 어렵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인 책을 꼽으라면 호밀밭의 파수꾼을 고를 수밖에 없다.
많지는 않지만, 더 좋은 소설, 더 아름다운 소설, 더 의미 깊은 소설들은 여럿 만났다. 다만 아직도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던 나와 그 순간들, 잊지 못할 소설 속 장면들은 여전히 내 가장 깊은 곳에 머무른다. 이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기본 단위의 기억이다.
나는 열여섯이었다. 고등학교를 대안학교(간디)로 갈지말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날은 주말이었고 해야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덥지도 춥지도 않았다. 바깥은 가을이었고 아마 밖에 앉았다면 높은 하늘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막 점심을 먹어서 필요한 것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하릴없이 내 방 한구석 이불더미에 반쯤 기댄 상태였다. 책장에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보였다. 다른 책들도 여럿 꽂혀 있었을 테다. 무슨 일인지 나는 이 책을 꺼내 들었다. 다시 더 편한 상태를 찾아 이불을 헝클며 첫 페이지를 열었다. 책을 닫았을 때는 저녁이었다. 나는 왜인지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다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느꼈다.
저 시기에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책을 아름다운 순간에 만난 것이 내게는 큰 행운이다. 그렇게 나는 완전히 삶의 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고, 그 계기가 책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내 자랑이다. 수많은 내 잘못과 실수들로 어그러지는 와중에도 나는 툭하면 이 기억을 떠올렸다. 누군가 아름다움을 맞이하기를, 바라며 이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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