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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짧은글 (16) 대성당 본문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대성당은 내게 또 다른 전기다.
스물셋, 그럭저럭 군대를 나와서 글쓰기, 책읽기를 해왔다는 이유로 문창과를 다니던 때였다. 졸업을 하려면 소설쓰기 전공을 들어야 했다. 다만 그 이전에 들었던 소설 쓰기 수업은 아무런 감흥도 없었고 나는 그럴 바에 차라리 짧은 시가 더 좋겠다 싶었다. 어쩌면 무엇도 내 알바 아니다, 글을 써봐야 얼마나 쓰겠나,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같이 술을 먹던 동기가 소설쓰기를 꼭 들으라고 추천했다. 새로 온 교수님이라며. 국내 소설을 잘 모르는 나도 이름을 알 만큼 유명한 작가기도 했고 추천도 있고 전공도 채워야하니 수강을 변경해 일단 들어갔다.
교수님은 우리-나와 마찬가지로 늦게 들어간 내 친구-를 보자마자 "나가" 한 마디 하셨다. 처음 오리엔테이션을 건너뛴 데다, 수업은 '소설창작3'로 1, 2를 이어온 사람들이 듣던 수업이었다. 수업은 차갑고 무서웠으며 나는 겁나서 암말 못했다. 하지만 나가면 학점이 모자랐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앉아 있었다. 수업은 이어졌다. 쉽지 않았다.
수업이 끝날 무렵, 그제야 교수님은 우리에게 눈을 돌리셨다. 과제가 나왔다. "수업을 듣고 싶다면, 대성당을 읽어오라." 아마 단편 하나만을 말하셨을텐데 그런 개념도 없던 나는 저 제목의 단편집을 다 읽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소설이 정말 좋았다는 것 뿐이다. 내가 겪어왔던 그 수많은 '좋음'들과는 또 다른 의미로.
그렇게 나는 여태 7년간 거의 매일같이 소설을 생각하며 지내왔다. 교수님과 내게 수업을 추천한 친구와는 여전히 소설을 공부한다. 같이 쓰고 같이 읽는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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