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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짧은글(11) 슬램덩크(불꽃남자니까) 본문
슬램덩크
이노우에 타케히코 / 대원씨아이
만화책을 빼고 인생책을 논할 수는 없다.
나는 정말 많은 만화책을 보면서 컸다. 어릴 적에는 중국 고전-삼국지, 십팔사략, 수호지-과 그리스로마신화를 만화로 익혔다. 중고등학교때는 일본소년만화를 봤다. 드래곤볼부터 시작해 원나블, 헌터헌터, 아이실드, 강철의연금술사, 20세기소년 등등 재미있는 만화는 수없이 많았다. 더 있을 테다. 내가 다 못 본 것일뿐.
처음에는 일본소년만화에서 정말 많은 가치를 가져왔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창 자랄 때 이것들을 봐 온 만큼, 분명 나는 이 만화들의 문법에서 정말 많은 것을 얻어왔다. 이들의 정의-우정과 도전, 포기하지 않는 마음 등등-를 몸에 익혔고, 내가 생각하는 콘텐츠 재미 기준은 이런 만화들에 있다.
나쁠 것도 없다. 오히려 지금 한국 웹툰을 보고 자라면 더 냉철한 인간관을 가질 테다. 요즘 한국 웹툰은 이때 일본 만화보다 주먹으로 더 많이 해결한다. 고상한 영화와 소설을 보고 자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는 만화만큼 보통 고상하다고 하는 영화와 소설을 많이 봤는데, 생각해보면 인간실격이나 타란티노 같은 거는 어릴 적에는 안 보는 편이 훨 나았을 테다. 시민 케인이나 구토 같은 건 아직도 잘 이해 못 한다.
여하튼 이런 논의는 뒤로 미루고, 내 최애는 슬램덩크다. 헌터헌터도 유력하기는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이거다. (농구는 좋아하지도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정대만이다. 이유 : 불꽃남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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