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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서 버세요” : 코넌그룹 표세진 회장 인터뷰

Algori 2021. 1. 25. 22:41

옛 블로그 끌어오기 2탄 기사 이야기(4)

 재미있게 썼던 기사. 이 기사도 따로 발행하지 않고, 개인 포트폴리오 용으로 작업했다.

 2019년 취재기자 교육과정에서 단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면서 버세요” 분산 슈퍼컴퓨팅의 선두주자, 코넌그룹 표세진 회장

놀고 있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제공받아 슈퍼컴퓨터로… 블록체인 기반 DSC 기술

대가로는 코인… 미얀마 사업을 통해 가상화폐의 현실 사용이 눈앞에

MS 뛰어넘는 초일류 기업 꿈꾼다

코넌 그룹 표세진 회장 [사진=코넌]

 

“자면서 번다” DSC(분산 슈퍼컴퓨팅) 기술

 

 워렌 버핏은 말했다. “자면서도 돈이 들어올 방법을 찾지 못하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할 것이다.”

 

 “자면서 돈을 버세요. 우리의 슬로건입니다.” 코넌그룹 표세진 회장은 DSC(분산 슈퍼컴퓨팅) 기술로 누구나 자면서 돈을 벌 방법을 고안했다. “잘 때, 외부에 있을 때, 충전 중일 때. 우리의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놀고 있잖아요. 이런 유휴자원을 제공받아 하나로 묶어 슈퍼컴퓨터가 할 만한 연산 과정을 맡기는 거죠.” 개인은 잠시 쓰지 않는 전자기기를 제공함으로써 대가를 취한다. 기업·연구소·대학은 비싼 값을 내지 않아도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 곧 누구나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DSC 기술의 상용화가 가능합니까?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사람들이 쓰는 스마트폰은 슈퍼컴퓨터나 다름없습니다. 기가급 인터넷과 5G기술로 속도 역시 보장되었죠. 이제야 비로소 환경이 갖춰진 것입니다. 안전한 필드 테스트만 거친다면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해요. 코넌의 장점은 바로 그 필드 경험에 있고요. 저는 PC방 사업자 1세대로 15년이 넘게 유휴자원을 다루는 일을 연구했습니다.

 

개인이 PC와 스마트폰을 제공하려 할까요?

 당연히 대가를 지불합니다. 우리에게 놀고 있는 기기들을 제공하기만 하면 수익이 생겨요.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원래는 현금 경제라는 물리적 장벽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CPU를 제공한 필리핀의 고객, GPU를 쓰게 해준 네덜란드의 고객에게 현금을 지불하려면 아마 수수료가 더 나올 거예요. 천 원을 보내기 위해 오천 원을 더 내는 꼴이죠. 하지만 블록체인이 이 문제를 해결해줬어요. 가상화폐의 등장이죠. 아무리 길어봐야 30초면 입금이 완료됩니다. 추가 요금도 생기지 않아요.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DSC가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길이 열린 셈이죠.

 

현금처럼 쓰는 가상화폐

 

 코넌 그룹의 암호화폐 코넌 코인은 2019년 10월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비롯해 ZBG·BW·캐셔레스트 등 거래소에 상장되었다. 무엇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코인이다. 표 회장이 가상화폐와 실물 경제의 결합을 시도하기 위해 찾은 곳이 있다. 미얀마다.

 미얀마는 특별한 땅이다. 한국보다 여섯 배 넓은 땅, 5천만이 넘는 인구. 2015년 군부 독재는 막을 내렸지만 그 잔재가 남아있다. 발전은 더디고 국민들의 수입은 적다. “미얀마에서는 군부가 창의력을 말살하고자 음악과 미술을 못 가르치게 했었어요. 여전히 국민들은 SNS를 사용할 줄도 몰라요. 아직 마땅히 정착한 것이 없는 나라니 코인이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죠.” 코넌 그룹은 미얀마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JBJ의 지분을 49% 소유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와 협의 하에 곧 복권 역시 코넌 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미얀마 사업은 실제 사용처가 존재하는 코인을 꿈꾸는 코넌그룹의 첫걸음이다.

 

가상화폐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까?

 코넌 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화장품 매장 ‘모크모크’가 12월 미얀마에서 동시 네 군데 론칭합니다. ‘모크모크’는 이미 중국의 의류패션 매장 GAROSU에도 입점해 있어요. 가상화폐가 지니는 불안정성의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이죠. 코인을 제공하는 회사가 동시에 살 수 있는 물건까지도 제공하니까요.

  따지고 보면 가상화폐는 결국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커다란 자동차의 작은 부품에 불과합니다. 블록체인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에요. 현금 경제만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경제의 속도와 변화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코인은 새 시대의 지불수단일 뿐입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코인을 만드는 것도 DSC 기술을 완성하기 위한 순서 중 하나죠.

 

블록체인은 나쁘지 않다

 

 대한민국 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기술을 나쁘게 사용하니까 인식이 나빠지는 겁니다. 기술에는 죄가 없어요. 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블록체인 개발자들을 예비 범죄자로 보기도 해요. 투기가 나쁜 거지, 블록체인이 나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코넌은 200억 투자를 유치하고도 한동안 법인통장을 만들지 못했다. 사업 분야에 ‘블록체인’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은행은 봉은사로의 7층짜리 사업장을 보고야 통장을 내주었다. 한국 정부의 무조건적인 규제가 이어 진다면 다가올 블록체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표 회장의 견해다.

 

 3년 전, 우리은행의 기술 탈취로 7년 동안 특허권 22개를 낸 보안 회사가 문을 닫았다. 표세진 회장은 아직도 고소에 휘말려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또 다른 시장, 블록체인으로 눈을 돌렸다. “가끔은 우리은행한테 고맙다고 해요. 아니었으면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할 생각을 안 했을 테니까.”

코넌 그룹의 미래는 어떨까요?

 3년 내에 DSC를 상용화하는 로드맵을 그렸어요. 기술을 완성하기만 한다면 코넌은 마이크로 소프트를 넘어서는 초일류 그룹이 될 겁니다. 곧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을 바꿀 거예요. 인터넷 사용 이전과 이후의 삶이 다르듯이. 코넌과 저는 그 새로운 세상의 선두에 서 있겠죠.

 

 

 취재기자 과정에서 단체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썼다. 마찬가지로 개인 포트폴리오로 남겼다. 

 내 IT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이 기사와 왓챠 박태훈 대표의 인터뷰 녹취 기반 기사에서 출발했다. 기자를 하며 만난 많은 이들이 그랬지만, 이들은 특히 더 자신들이 하는 일에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토록 깊은 믿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것이 첫 궁금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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