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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코딩한다
인생책, 짧은글(5) 전태일이라는 이름 본문
전태일 평전
조영래 / 돌베개
후보로 뽑아둔 책들 가운데서 이 책을 꺼낼지 나는 고민했다.
뽑고자 했던 마음
전태일이라는 이름은 고등학생이던 내게 어떤 상징이었다. 13년전, 내가 막 고등학생이 된 당시에는 여전히 노동, 권리, 희생이라는 단어들이 분명 높은 지위를 차지했다. 글쓴이인 조영래 변호사도 평화시장도 멀지 않은 이름이었다.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간 나는 그 사람을 그려봤다. 온몸에 불을 붙이고 소리내어 인간다움을 외치는 얼굴이 넓적한 남자를.
망설이게 했던 마음
나는 전태일을 오래도록 잊었다. 얼마 전, 청계천을 걸을 일이 있었다. 거리에 아무도 없는 밤이었다. 독일에서 거의 2년 만에 들어와 자가 격리까지 마친 친구와 함께였다. 멀리서 악기 제작을 배우는 친구는 내일 떠나고, 마스크가 푹 젖을만큼 추운 밤이었다. 그렇게 주머니에 손을 넣고 가다 전태일 기념관을 봤다. 예쁜 건물이었다. 기념관 앞 청계천 가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모양 인형이 놓였다. 나는 기념관을 잠시 보고, 건물 벽에 쓰인 글씨들을 잠시 보고, 코로나 모형을 보고 웃고 지나쳤다.
그래도 뽑아온 마음
근무환경은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중이다. 최저시급도 많이 올랐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노조를 미워하는 듯하다. 가난만큼 부유함도 찾기 쉽다. 기본 소득에 관한 논의도 더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더 인간적인 대우를 찾기 전에 당신의 능력을 기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있는 힘껏, 정말로 있는 힘껏) 노력하면 충분히 사다리를 오를 수 있다는 신화는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든 아니든 간에.
그러나 나는 여전히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보고, 더 많은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생각한다. 인간다움은 어디서 오는가. 자본과 노동만으로 인간다움을 규정할 수는 없다. 지위와 가진 것도 전부가 아니다. 나는 전태일이 삶을 던져 이뤄내고자 했던 가치가 뭐였는지 생각하고자 기억을 되돌린다. 종종 잊지 말고 꺼내보아야 할 이름들을 다시 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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