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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 멋쟁이사자처럼 K 디지털 AI 과정 후기 (3) 후기 본문

나는 코딩도 한다/멋쟁이사자처럼 K 디지털

비전공자 멋쟁이사자처럼 K 디지털 AI 과정 후기 (3) 후기

Algori 2021. 3. 17. 14:42

 

 

사자니까, 라이언

 

0.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공자로 멋쟁이사자처럼 k 디지털 AI 인재양성과정을 들었다. 

 

지원&합격, 커리큘럼을 지나 (이전 포스팅 참고) 소감을 포함한 진짜 후기를 남긴다.

 

 

1. 그래서 들을만 하냐고? 추천해?

 

가장 하고 싶은 물음일까?

 

곧바로 대답하는 편이 좋겠다.

 

음, 추천한다.

 

2. 어땠어?

 

내가 편한 대로 줄글로 후기를 풀어보겠다.

 

나는 막연히 "갈수록 데이터가 중요해지겠다"라는 생각으로 이를 효율적으로 다룰 코딩 기술을 익히고자 했다. IT 기자로 일하며 데이터를 얼마나 손에 쥐는가가 기업을 넘어 국가의 힘까지 결정하겠구나 느꼈다. 따라서 이대로 뒤에 머물러봤자 점점 좁아지는 문을 빠져나올 방법이 아예 없을 거라고 느꼈다.

 

다행히 들어와서 수업을 듣다 보니 막연함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어 데이터가 어떤 관점에서 중요도를 획득했는지, 산업에서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도 깨달았다. 남은 것은 데이터를 더 잘 다루기 위한 기술적 요소였고, 이 기술을 키울 리소스들도 많이 얻었다. 

 

수업을 들으며 들어오는 지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얻은 실제 체감에 기반해 내 장점과 맞물려 키워야 하는 기술을 추려나가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서 과정에 참여했고, 이런 확실한 인사이트를 가져나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다만, 아무래도 매 수업마다 진행하는 양이 많다 보니 사전 지식이 아예 없는-파이썬의 print 함수조차 몰랐던- 나로서는 일정 부분(연구자로서 부분)은 거의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강의 질이 높은 만큼 더 세밀하게 질문하며 얻어갈 수 있었던 부분을 놓치는 듯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아울러 초기에는 어떤 부분을 확실히 가져가고, 어떤 부분을 놓아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아 헷갈리는 점도 있었다. 그날 배운 것을 모두 익혀야 한다는 강박에 자칫 강의에 대한 흥미를 잃을 뻔도 했다.

 

매듭짓자면 이 강의는 AI 발전에서 데이터의 수집, 활용이 어느 방향으로 이뤄지는지 모두 알아가도록 도움을 준다. 
ML, DL 진행 과정 역시 입문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얻어갈 만한 정보들이 전달된다. 강사님이 개인적으로 공부할 리소스도 정말 많이 제공해준다. 다만 양이 많은 만큼 하루하루 확실히 얻어갈 영역에 대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했다. 기본 파이썬 코드에서 ML으로 넘어가며 수준이 뛰어올라 기본 지식 습득에 애를 먹었다. 

 

복습에 시간도 많이 든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 편차다. 적당히 "코딩이나 해볼까" 하고 듣기에는 (강의를 못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자면) 아쉬운 강의다. 뭔들 아니겠냐만, 집중한다면 얻어갈 리소스가 많으니 어느 정도 각오를 가진 상태로 들어오는 편이 좋다.

 

프로젝트가 많고 이 과정에서 얻어가는 점이 핵심이라 오프라인으로 이뤄지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 다른 수강생들과 주고받은 커뮤니케이션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오프라인에 익숙한 내게는 못 미치는 듯하다. 비전공자들도 많았던만큼 함께 의지하며 나아갔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다르게 생각하면, 비대면 프로젝트 경험을 가진다는 것이 앞으로 강점이 될 수도 있기는 하다. 특히 IT 분야에서 비대면 프로젝트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화상으로 소통하고 Git, Colab 환경 등 공유 개발 환경에 익숙해졌다는 점은 강점이다. 어필하기에도 좋아보인다.

 

 

수업이 끝나고 남은 폴더들
수업 내내 들락날락했던 폴더들, 프로그램들

 

3. 정리하자면

 

장점

 

  1. 비전공자를 염두에 둔 강의인만큼, 친절하다
  2. 학습 수준이 높다 : 기초 Python에서 시작해 DB를 거쳐 ML, DL의 기본 소양을 모두 쌓을 수 있다.
  3. 리소스가 좋다 : 공부 방향, 학습법, 사전 지식 등 소스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앞으로 꾸준히 발전할 기초를 잡아준다.
  4. 프로젝트 : 프로젝트를 무척 여러번 진행한다. 배운 지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주제 역시 자체 선택인 만큼 바라는 분야가 있다면, 팀원들을 설득해 그 분야로 꾸준히 파고들 수도 있다.

 

단점

 

  1. 적당히 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것도 못 얻어갈 확률이 높다
  2. 양이 많다 : 짧은 기간, 많은 지식을 쏟아야 한다. 커리큘럼을 확실히 숙지하고 이 공부가 정말 원하는 공부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떤 과정에 집중할지도 선택하는 편이 좋다
  3. 취업 소개는 없다 : 몇몇 국비 과정처럼 회사와 연계해 취업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직무 소개와 역량, 포트폴리오 탬플릿, 취업 정보 안내, 스터디 기회 등이 제공된다. 본격적인 취업은 알아서 해야 한다.
  4. (비대면 한정) 외롭다 : 혼자 죙일 화상 화면을 보고 노트북을 만지다보면 쓸쓸하다. 3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만큼 과정을 성실히 소화할 힘이 필요하다.

 

 

4 혼잣말로 마무리

 

2월을 끝으로 모든 과정이 끝났다. 

 

나는 과정 내내 고민했다. 수업을 해나가며 좌절, 슬픔을 많이 맛보았다. 반면 새로운 것들을 알아나가는 기쁨, 환희, 성취감 뭐 그런 것들도 나왔다.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두세시쯤 침대에 누우면 두근거림과 막막함이 함께 찾아왔다. 더듬더듬 어두운 길을 걸어나가는 기분으로 하루하루가 지났다.

 

이제 나는 취업을 준비한다. 개발자는 선택하지 않았다. 나는 20대를 날리지 않았다. 나름 치열하게 고민했고 싸워온 만큼 그 모두를 부정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선택을 내리고 싶지는 않다. 그러니 콘텐츠 제작 짬바를 살리면서도 새로운 물결에 올라탈 수 있는 길을 고민하고자 한다. 코딩 공부의 방향을 고민함2

 

처음 소설을 쓰겠다 마음 먹은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스물셋이 넘어 늦게 시작한 나는 매번 이상한 이야기만 썼다. 문장도 엉망이었다. 평가는 가혹했다. 그러다 소설이라고 할 만한 첫 글을 만들어냈다. 그 글을 다시 읽던 나, 고치던 나, 그 글을 나누던 합평 분위기, 칭찬 등을 다시 떠올린다.

 

언젠가 다시 그 기쁨을 마주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조금은 도움을 받아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이런 기쁨을 마주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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